Part 3 · 세상
아버지
늦은 저녁 무렵의 버스 안엔
우리들의 아버지들이 계신다.
몇개 안달린 손잡이를
서로 잡겠다며 싸우신다.
축 늘어난 뱃살 위로
구르는 구슬픈 땀방울
아버지는 말이 없으시다.
아버지는 땀을 닦지 않으신다.
또다른 손잡이 잡으려
요동치는 버스 안에서
아버지들은 박박 기신다.
손잡이도 생명이라고
우리들도 생명이라고
그러나 아버지는 죽었다.
몹시 말못할 뼈아픈 상처에
몸 깊숙한 곳에서 피를 토하시곤
아버지는 죽었다.
— 김현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