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 세상
불쌍한 사람
지하철역 입구 찌그러진 깡통 하나
그 옆에 놓인 사람
길가에 여기저기 내던져진 소주병들
그 옆에 엎드린 사람
과일 가게 앞에 드리워진 가을 홍시
그 옆에 훔쳐먹는 사람
덥디더운 한여름의 땡볕아래
그 속에 걸어가는 살떨리는 사람
바람이 몹시 불어 모두 날려버린 날에
그 속에 받쳐줄 머리없는 젊은 사람
친구들과 어울린 만남의 자리
그 속에 폭탄 맞아 터진 사람
모두 다 불쌍한 사람
여기 더 불쌍한 사람
모든 사람 불쌍하다며 다닌 사람
지금 거울 속에 비친 사람
— 김현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