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사랑
문 - 門 - door
벽이라는 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난 붉게 그을린
오해였더구나
그에 비춰
문이라는 건
내 방과 너 사이를 이어주는
짧따란 통로이구나
아무런 서슴없이
아낌없이
열고 닫아 서로에 익숙해질 때
그때 문득 깨닫게 되더구나
벽이라는 오해를 허물고
너와 나 사이엔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문이 있다는 걸 말이다
서로의 얼굴이 그리울 땐
너가 뭐하는지 궁금할 땐
우리 꿈에서 만나길 바랬을 땐
한번씩 열어도 보고
닫기 싫어지면
실없는 미소도 지어보는
문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새모습 속에 새치장을 하고
굳어버린 얼굴 위에
분을 발라 미소 띄우는
새롭게 페인트칠한 문이 아닌
우리 첫날부터 벽에 가렸던 시간
모두 알고 있는
그 소리들 모두 들은
낡은 문이 되고 싶구나
비밀이라는 두려움 대신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같은
진한 낯익음으로
— 김현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