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 삶
회상이 쓸고간 쓸쓸함 위에서
새로움이 없는 한적(閑寂)한 공간에서
내 뇌리(腦裏)를 스쳐가는
사진들을 더듬어 본다
선명(鮮明)히 드러나진 않는다
그 서운함을 지금 내 주위로 돌린다
바람에 의해 휘저어 지는
시골집 마당에 걸린 겨울
배고픈지 아님 졸린건지
맥없이 축처진 강아지들
뇌리 속에서 더듬었던
데자부(deja vu)1
이제 나는 다시금
사진들을 더듬는다
아직도 선명하진 않지만
내 뇌막(腦膜)을 뚫고 나올 듯 하다
과거와 미래 사이를
가르지 않으려는
현실의 끄트머리 위에서
더 이상 내자신이 쓸쓸하지 않게
무거운 걸음을 내딛는다
- 데자부(deja vu)[프랑스어] : 이미 어디에선가 본적이 있는 것같은 일종의 착각. 기시감(旣視感). ↩
— 김현겸